딥테크 스타트업 윌코, 핵심 국방소재 국산화로 천궁-II 해외수출 날개 달다

저유전 CCL ‘NURI-35’ 자체 개발 성공… 한화시스템과 협력해 UAE·사우디 수출물량 공급
국내 딥테크 소재 스타트업 윌코(WiLCO)가 개발한 저유전 동박적층기판(CCL) 소재가 우리나라 대표 방산무기인 천궁-II 미사일 시스템의 해외 수출에 핵심 부품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던 첨단 국방소재의 국산화 성공으로, 공급망 안정성 확보와 기술 자립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까다로운 기술검증 통과해 실전 배치
윌코가 자체 개발한 ‘NURI-35’는 저유전율(Dk 3.5)과 저유전손실(Df 0.002) 특성을 갖춘 고주파 대응용 CCL 소재다. 이 제품은 한화시스템과 협력사들의 엄격한 기술검증(POC) 과정을 거쳐 천궁-II 다기능 레이다 시스템에 최종 적용 승인을 받았다.
현재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이 진행 중인 천궁-II 시스템에 윌코의 소재가 실제 탑재되고 있어, 국내 최초로 방산 무기체계 해외 수출 사업에 국산 저유전 전자소재가 공급되는 의미 있는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해외 독점 시장에 도전장
고주파 레이다에 사용되는 CCL 시장은 그동안 미국, 일본, 유럽의 첨단 소재 기업들이 독점해왔다. 특히 국방·항공우주 분야에서 요구되는 고신뢰성·고성능 사양은 국내 중소기업들에게는 넘기 어려운 기술 장벽이었다.
하지만 윌코는 독자적인 공정 기술과 소재 설계를 통해 이 같은 기술적 난관을 돌파하고, 양산 체제까지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이로써 고가의 수입 소재에 의존하던 국내 방산업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게 됐다.
“대기업-스타트업 상생협력 모델”
박상원 윌코 대표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이 개발한 소재를 실제 무기체계에 적용하기 위해 평가하고 검토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면서 “한화시스템이 저희 기술력과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실제 적용 기회를 제공해준 것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사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실질적인 상생 협력 모델로 평가될 수 있다”며 “앞으로 저유전 소재 기술을 위성통신, 자율주행 레이다,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리스크 해소 기대
이번 성과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가 차원의 공급망 안정성 확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핵심 국방소재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공급 중단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천궁-II와 같은 주력 방산 수출품에 국산 소재가 적용됨으로써, 향후 더 많은 국방 프로젝트에서 국내 기업들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