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타트업 ESG 경영 전환에 ISO인증제도가 필요하다
<사진 : 제로투원파트너스 김경태 대표>
COVID 19가 기폭제가 되어 기존의 제조업 기반 산업과 경제의 기반이 디지털과 미래 기술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은 필요해 왔고, 지속가능 경영이 그 대안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러나 ESG 기준은 다양하고 광범위해서 스타트업이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K-ESG 가이드 라인 v1.0에 따르면,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 경영 활동을 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에 초점을 둔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 경영의 3가지 핵심 요소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환경에는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환경오염, 환경규제, 생태계 및 생물 다양성 등에 대해, 사회에 대해서는 고객 만족, 데이터 보호, 프라이버시, 인권, 성별 및 다양성 등에 대해, 지배 구조에 대해서는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 뇌물 및 반부패 등이 있다.
ESG 경영은 왜 중요할까?
국내외 ESG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EU에서는 기업에 ESG 실사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며, 녹색분류체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ESG 공시 제도 강화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ESG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ESG 투자 자산의 증가에 따라 기관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고,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는 투자 결정과 투자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시 ESG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점차 스타트업 투자 유치의 핵심 요건으로 ESG가 부상될 것이다.
평가적인 측면에서도 ESG 경영은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피치, S&P 등은 ESG 평가 결과를 반영하고 조정 사유에 해당하면 신용 등급에 반영한다. 국내 3사 신용평가사도 프로젝트 적합성, 조달자금관리, 사후보고 체를 중심으로 ESG 기반 신용평가제도를 도입한다. 유럽을 시작으로 금융권도 ESG를 기업대출의 평가요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출 여부와 금리 조건 등을 결정한다. 정부지원사업 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까지 기업의 평가기준에 ESG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
ESG는 새로운 사업 기회의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1년 조사한 ESG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제품 구매 시 기업의 ESG 활동을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70%가 ESG 활동에 부정적인 기업에 의도적인 불매를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88%가 ESG 활동이 우수한 기업의 제품을 추가 가격을 지불하여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제 스타트업이 ESG 경영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은 규제, 투자, 평가, 사업 기회의 요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하고 당면한 과제가 되었다.
스타트업은 어떻게 ESG로 경영 전환을 해야 하는가?
도입, 실행, 평가의 3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1단계 ‘도입’에서는 EGS 기초 교육이 필요하다. 기초 교육을 통해 ESG 생태계 인식과 ESG 경영 마인드의 형성이 되어야 한다. 2단계 ‘실행’에서는 스타트업 개별 진단과 ESG 전담 조직을 구축하여 ESG 중대성을 평가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3단계 ‘평가’에서는 스타트업 ISO 심사와 인증을 통해 리스크 관리와 기회를 포착해야 하며, ISO 인증을 통해 ESG 이해관계자에 대응할 수 있다. 3단계에 대한 중간 성과 점검은 ISO9001, ISO14001로 평가와 인증을 통해 ESG 경영을 지속, 내재화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실현 가능한 ESG 경영전환의 핵심 가치는 적합성, 용이성, 지속성이다. 적합성은 대기업 모델을 벤치마킹 등 스타트업에 적합한 ESG 경영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용이성은 스타트업이 쉽게 실행 가능한 방안인 ISO 인증을 활용해야 한다. 지속성은 ESG 경영 효과를 높일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CEO의 강한 실행 의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용이한 ESG 경영 전환에는 ISO 인증 제도가 필요하다. 전세계 ESG 평가지표는 천여 개에 이르고, 평가기관마다 평가기준과 방법이 다르고 이미 국제적인 합의로 지정된 ISO가 보다 객관성과 신뢰성을 갖추었기에 스타트업 ESG 평가와 인증 수단으로 부상된다.
스타트업이 ESG 경영으로의 전환을 잘 이끌어낸다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미국의 바이탈 팜즈는 동물 복지 환경에서 산란한 달걀 판매를 시작으로 유제품, 가공식품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갔다. 나스닥 IPO 2억 불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런 성공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윤리적 식품기업으로 동물복지를 통해 건강한 식품을 생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어필되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바라프 그룹은 장기 실업, 경력 단절 및 사회적 취약 계층에 교육과 일자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4,000만 유로 매출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쾌거를 만들어냈다. 경제 소외 계층의 사회 편입이라는 큰 주제에 포커스를 맞춰, 실제로 성공적 구직으로 이어지는 결과 등이 매력적인 투자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큰 성공이 가능했다.
국내에서는 어떨까?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총 200억원 규모의 ESG 공통펀드를 ICT 업계 최초로 조성하여 ESG 분야 혁신 스타트업 3개 기업에 총 30억원을 투자했다. 청각 장애인이 운행하는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코액터스’와 디지털 문서를 점자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을 보유해 시각장애인용 점자 콘텐츠를 제공하는 혁신 스타트업 ‘센시’, 그리고 유·초등생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기반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마블러스’가 그 주인공이다. 청각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시각장애인의 교육 격차 및 불평등을, 가상의 공간에서 누구나 공평하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점이 그들이 투자를 받은 이유다.
다만, 자선은 핵심 역량이 아니다
ESG 경영 전환에서 중요한 것은 자선은 그 자체로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들은 사회적 기부 활동에 동참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활동에 동참하는 자신을 나타내는 활동, 즉 ‘착한 소비’를 즐기며 TOMS 슈즈를 사랑했다. 하지만 TOMS의 CEO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던 2016년, 회사의 회복을 위해 연구개발이나 마케팅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 ‘기부’의 중요성만을 강조했으며, 새로운 제품군 출시가 미흡하여 매출의 96%가 첫 번째 모델에만 치중됐다. 단순히 반복된 자선에 수혜자는 고마움을 잊고 소비자는 감동받지 않는다. 착한 소비와 착한 기업의 지속 가능을 위해서는 혁신에 혁신을 더한 노력과 생각들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