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아파톡 한규명 대표 인터뷰
<사진> 아파톡 한규명 대표(오른쪽)
작년 대한민국의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키워드를 꼽으라면 부동산이 빠질 수 없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부동산 정보를 모으고 청약과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한국에서도 프롭테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프롭테크란 부동산(property)과 테크놀로지의 합성어이다. 부동산 시장의 정보 장벽을 낮추고 복잡한 절차를 해소하기 위하여, AI 알고리즘 등 첨단 기술이 동원되면서 한편으로는 현장에서의 발로 뛰기도 해야 한다. 프롭테크는 따라서 “종합 예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치열한 프롭테크 시장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아파톡의 대표 한규명 CEO를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파톡은 자신만의 AI 기술을 활용해 파편화된 부동산의 정보들을 한 채널로 개인화하여 부동산에 투입되는 시간과 거래 비용을 최소화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 대표는 자신이 직접 집을 찾아다니면서 겪은 불편함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이전에 10년 넘게 국내외 대기업들에서 근무한 경험이 창업에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한다.
– 팀원들은 어떤 구성으로 되어있나. 아파톡만이 가진 독특한 기업 문화가 있다면?
아파톡의 경우에는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팀원들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연령의 팀원들이 있다보니 집마련을 준비하는 팀원도 있고, 이미 집을 마련하신 팀원도 있고, 그 과정에 어딘가에 있는 팀원도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배경이 서비스 개발을 할 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업무를 할 때는 영어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면서 편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님’과 같은 호칭이 생기는 순간 커뮤니케이션에 장벽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 기업문화를 도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국내외 대기업에서 회사 생활을 해본 경험 덕인 것 같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아무래도 조직의 위계를 중시해서 강한 조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에 외국 기업들은 수평적인 관계를 통해서 개인의 역량을 잘 발휘하도록 돕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각각의 장점들을 적절히 잘 녹여내고 싶었습니다.
– ‘TOADHOME’이라는 네이밍은 어떤 뜻인가?
우리말로 두꺼비집을 의미합니다. 두꺼비는 동양에서 집을 가져다주는 영험한 동물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아파톡의 비전은 기술로 모든 사람의 내 집 마련을 돕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집을 가져다주는 좋은 이미지를 가진 두꺼비라고 생각하고 네이밍을 하게 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부동산을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데, 유저들이 부동산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귀여운 두꺼비 캐릭터를 UI나 UX에 적절히 반영해서 브랜딩하고 있습니다.
– 아파톡이 가진 AI 기술이 어떻게 프롭테크 플랫폼에서 활용될 수 있나?
지금 부동산의 정보들은 여러 채널로 파편화되어 있습니다. 집을 마련하는 방식도 주택 매수, 청약, 분양권 거래 등 제각각입니다. 제가 직접 집을 구매하려 한 적이 있는데 이런 정보들을 한 채널에서 구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공공기관이나 블로그, 어플 등 여러 군데를 찾아다녀야 했어요. 이렇게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한 채널로 모아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청약과 실거래가, 임대, 민공영 분양, 경매 세금 등을 정보를 한 채널로 모으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화를 통해 부동산에 대한 소요시간을 최소화합니다. 뉴럴 콜라보레이티브 필터링(Neural Collaborative Filtering)을 통해서 맞춤 추천도 개발하고 있는데,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들을 입력받아 우리가 가진 DB 내에서 적절한 매물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AI 부동산 정보 서비스는 이미 대기업이 폭넓게 진출해있다. 아파톡은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KB 등의 대기업의 빅데이터 서비스는 분명히 훌륭합니다. 그러나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모델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대기업 플랫폼 같은 경우는 부동산 산업 구조의 특성상 주로 매물이나 광고 위주로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유저의 개인화에 더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알고리즘은 강남 아파트 값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지만,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그다지 필요 없는 정보입니다. 이들에게는 개인이 가진 자본과 소득에 맞추어 매물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이 훨씬 더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개인이 조금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조금 더 빠르게 구현하는 것을 차별화 포인트로 두고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 최근 여러 플랫폼 스타트업이 법적·카르텔적인 장애물에 부딪히는 사례가 많다. 다른 프롭테크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토드홈도 공인중개사 단체와의 교섭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나.
기존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의 갈등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실제로 공인중개사협회는 플랫폼 사업자를 경계하고 있고 몇 차례 고발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시대를 불문하고 늘 존재해왔고 그때마다 유연하게 대응하며 헤쳐나갔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런 갈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여러 해결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스스로도 10만 명이 넘는 공인중개사분들과 갈등을 겪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팀원들의 직계 가족분중에도 개업공인중개사로 현직에 계신분도 있는 만큼, 부동산거래인과 공인중개사, 플랫폼 사업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 결과물을 금년 하반기 중에는 서비스 예정입니다.
– 아파트 분양 광고가 주력 수입 모델 중의 하나다. 이미 크고 작은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데 아파톡만의 돌파구가 있나.
온라인 광고분양 시장의 규모는 약 5,000억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광고 시장의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많은 유저가 서비스를 이용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부동산 채널을 하나로 묶고 개인화를 통해 이용자가 늘어난다면 그 트래픽을 활용하여 광고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한 사람이 일평생 할 수 있는 부동산에 관한 모든 것, 집 마련이나 부동산 대출 같은 그런 모든 밸류체인을 우리 서비스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순히 분양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서 트래픽을 확보해나갈 것입니다.
–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부동산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고 들었다.
인류가 가진 특별한 능력 중의 하나가 보이지 않는 것을 현실화시키는 능력입니다. 종교나 국가 같은 것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그 틀 안에서 행동하고 있습니다. 가상부동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경제 활동을 영위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가상부동산 거래까지 담당하는 플랫폼 형태로 발전해나가려고 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가상부동산 플랫폼 내에서 그 가상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고 거래를 돕는 그런 형태가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어스2’ 같은 플랫폼 속에 강남이 있다면, 그 땅에 담보를 설정하고 대출까지 해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죠.
– 정식 런칭을 앞두고 계신 요즘, 하루 업무 중 가장 행복할 때 혹은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지?
우선 2월 중, 정식으로 런칭할 계획입니다. 요즘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아무래도 버그와 같은 오류가 개선되고 알고리즘 정확도가 올라가는 것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났을 때, 런칭에 가까워졌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 마지막으로 창업 혹은 스타트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창업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 자체가 이미 상위 1%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창업을 시작했다면 실패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창업 지원프로그램에 도전하고 경험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하여 리스크를 줄여 성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