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을 통한 섬유 산업의 혁신, 휴크로스 [인터뷰]
2년 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는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바꾸었는데, 비대면 전환은 그중 가장 대표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OTT 플랫폼뿐만 아니라 진료, 수업, 상담 등 생활의 전반적인 부분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휴크로스의 임성훈 대표는 섬유 산업 또한 디지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온라인 섬유 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는 대면 거래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이후 비대면의 장점은 돋보이면서 한계는 최소화하는 다양한 디지털 환경을 휴크로스를 통해 구축하고 있다.(이하 임성훈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문)
1. 휴크로스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십니까,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textile virtual mega factory”가 되고자 하는 섬유 제조 전문 기업 “휴크로스” 대표 임성훈입니다. 전통적인 텍스타일 제조/수출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해오고 있지만, 현재는 섬유 산업의 마케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라는 숙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 휴크로스는 모든 거래 과정을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특히 촉각과 시각적인 부분이 중요한 섬유 산업에서 이러한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것이 신기한데요, 비대면 방식의 섬유 거래 창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코로나는 큰 위기를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바이어와 직접 미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화상 회의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화면 혹은 사진을 통해 신제품에 대해서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화상 공유를 통해 소통했는데, 이 부분이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여기에서 비대면 방식의 섬유 거래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3. 비대면으로 소재 기획부터 벌크 발주까지 어떻게 한 번에 이루어지는 걸까요? 세부적으로 거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소개해 주세요.
바이어들은 저희 웹 플랫폼을 통해서 1차 소재 선택을 하게 됩니다. 1차 선택 후에는 원단 스와치가 그들에게 발송됩니다. 바이어는 직접 스와치를 보고 최종 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에 더해서 컬러 샘플링과 여러 번의 피드백 과정을 거치면서 벌크 발주까지 진행됩니다. 오프라인에서도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이 되지만, 웹을 통해서 1차 선택을 바이어가 한다는 부분이 휴크로스만의 차별점입니다.
4. 바이어의 맞춤 소재를 제안하는 기능인 AI 알고리즘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소비자들에게 노출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AI 알고리즘은 아직 계획 중에 있어서 그 내용을 세부적으로 알려드리기는 아직 어려울 것 같습니다. 큰 틀을 말씀드리면, 10년 이상 축적된 바이어들의 기본 데이터가 AI 알고리즘을 위한 기초 투입 데이터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발송 아이템에 대한 리스트, 오더가 된 아이템에 대한 리스트, 그리고 개별 바이어들의 가격 존 등이 있습니다. 앞선 예시를 포함한 모든 부분이 기초 데이터가 되어서 이를 토대로 AI 알고리즘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산출된 결괏값으로 웹 환경을 통해 바이어들에게 맞춤 제안을 할 수 있습니다.
5. ‘가상 미팅룸’이라는 가상공간도 흥미롭습니다. 실제 거래 상황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가상 미팅룸’에 대한 소개와 비대면의 한계를 줄이기 위한 가상공간의 특장점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출발은, 바이어와 진행하는 대면 미팅 공간을 가상으로 그대로 옮기는 데에서 착안했습니다. 가상 미팅 공간에서 저희는 바이어에게 원단 컬렉션을 제시합니다. 가상 공간에서 전해지는 시각, 촉각으로 바이어들의 1차 선택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3D 가먼트 테스트 공간도 마련이 되어서, 가상 아바타에 바이어가 선택한 원단으로 옷을 입혀볼 기회도 제공됩니다. 당연히 컬러도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최근 특정 브랜드들은 가상 상점 및 가상 패션쇼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저희가 만든 원단 값으로 NFT를 만들어서, 그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방향도 고민 중입니다.
6. 아무래도 비대면으로 섬유를 선택할 때 직접 눈으로 색감을 관찰하고 손으로 촉감을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휴크로스의 개선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직 디지털 전환의 과정에서 촉감을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섬유의 무게, 텍스처, 그리고 탄력성 및 색상 등을 전달하기 위한 ‘영상 기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7. 제조 섬유의 약 70%를 친환경 섬유로 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일반 섬유가 친환경 섬유보다 더 확보하기 쉽고 가격 또한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왜 친환경 섬유를 높은 비율로 제작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친환경 섬유는 환경 보조 및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제품으로,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30% 이상 줄이는 것은 물론, 석유 자원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사용 발생량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지구를 살리는 운동이죠. 글로벌 스파 브랜드인 H&M, ZARA 등 대형 브랜드들은 이미 자사 제품의 일정 비율 이상을 친환경 원단으로 대체한다고 공표했으며, 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섬유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라고 저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친환경 원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트렌드에 맞는 원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친환경 공장들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저희가 기획한 원단에 대해서 개발 및 벌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8. 게스, 자라 등 유명 의류 브랜드와의 거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한 비결은 무엇인가요?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직접 방문을 통한 개별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즉 저희는 자사 아이템 소개에 대한 부분, 바이어와 관계를 유지하는 부분에 대해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바이어들의 수요나 요청이 들어오면 실시간으로 대응하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주 지역 바이어들의 요청 사항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4시까지 출근해서 그들과 교신했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 7시부터는 유럽 바이어와 교신하기 위해서 집에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그들의 요청에 대응한다는 부분이 저희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 현재 보유 중인 거래처에 더해서 앞으로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한 브랜드 홍보 방향이나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전시회를 통해 웹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웹 플랫폼을 통해서 섬유 매거진을 발행할 예정이며 무드 보드, 위클리 리포트 등을 통해서 신규 고객 확보를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10. 방글라데시, 중국, 미국 지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다양한 해외 시장을 생각하고 있는지, 해외 진출 계획과 목표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는 방글라데시, 중국, 미국 지사를 두어 협업을 통해서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MEGA FACTORY로 가기 위해서, 생산에서는 베트남을 추가로 염두에 두고 있으며, 마케팅 현지 지사로는 스페인, 독일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11. 마지막으로, 휴크로스의 성장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앞으로 휴크로스가 만들어 갈 미래는 어떤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나요?
휴크로스의 이번 “디지털 전환” 업무는 내부의 업무 효율화, 아이템의 다양화 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 관리 및 신규 고객 확보 등 모든 부분에 대한 디지털 전환인 만큼 상당히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혁신을 통해서 전 세계의 패션 소재 부분에서 강력한 글로벌 섬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