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 8명 “매주 라면 먹어요”
“맛은 그대로 유지해주되, 가끔은 새로운 것도 먹고 싶어”
한국인들이 라면에 대해 갖고 있는 마음이 복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익숙한 맛은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하면서도, 2-3개월마다 새로운 브랜드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수집업체 픽플리가 성인남녀 1,001명을 조사한 결과, 라면 소비자들의 이런 이중적 욕구가 확인됐다고 19일 발표했다.
라면, 이제 ‘한 끼 식사’가 됐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9.2%가 주 1회 이상 라면을 먹는다고 답했다. 10명 중 8명꼴이다.
특히 60.2%는 라면을 ‘간편한 한 끼 식사’로 본다고 했다. 야식이나 간식(14.7%)으로 여기는 비율보다 훨씬 높다. 라면이 이제 정식 식사 메뉴로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 시간은 저녁(43.4%)이었다. 점심(35.3%), 야식(14.2%)이 뒤를 이었다.
재미있는 건 연령대별 차이다. 10-40대는 저녁에 라면을 즐기지만, 50대 이상은 점심을 더 선호했다. 나이가 들수록 밤에 라면을 먹으면 속이 불편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농심이 압도적 1위
가장 좋아하는 라면 회사로는 농심이 57%로 1위를 차지했다. 오뚜기(22.6%), 삼양(11%)이 뒤따랐다.
라면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당연히 맛(90.7%)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늘 먹던 제품인지'(85.2%), 가격(64.2%) 순이었다.
그런데 브랜드를 신뢰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품질 일관성’이 51.9%로 1위였다. 쉽게 말해 “내가 좋아하던 그 맛을 계속 유지해달라”는 뜻이다.
가격 안정성(17.5%), 원재료 안전성(17.2%)이 뒤를 이었다. 반면 ‘트렌드에 맞는 변화’는 5.4%에 그쳤다. 소비자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성을 훨씬 중시한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데 2-3개월마다 새 라면 시도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드러난다. 응답자 72.2%가 “평소 먹던 라면을 바꾼 적이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 중 절반 이상(50.5%)은 6개월 이내에 라면을 바꿨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2-3개월 이내(30.2%), 4-6개월 이내(20.3%)였다.
바꾸는 이유는 ‘개인 취향 변화'(45.2%)가 1위였다.
결국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맛은 그대로 유지해주되, 가끔은 새로운 것도 먹고 싶다”는 복합적인 욕구를 갖고 있는 셈이다.
TV와 유튜브 ‘먹방’이 구매 결정한다
라면 광고의 효과도 조사했다. 응답자 67.9%가 “광고를 보고 라면을 산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광고 매체는 TV(51.6%)였다. 유튜브(27.2%), 할인 행사(9.3%)가 뒤따랐다. 온라인 배너 광고는 0.4%에 불과했다.
라면 광고에서 가장 효과적인 요소는 ‘먹방과 조리 장면'(68.5%)이었다. 기억에 남는 광고 내용도 ‘식욕을 자극하는 비주얼'(50.3%)이 1위였다.
반면 유튜버 리뷰(6.4%), 한정판 프로모션(3.9%), 콜라보 제품(1.9%) 등은 영향력이 낮았다.
결국 복잡한 마케팅보다는 ‘군침 돌게 만드는’ 단순한 어필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나이 들수록 영양성분 꼼꼼히 본다
연령대별로 차이도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라면의 영양성분과 브랜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건강을 고려한 신중한 선택을 한다는 뜻이다.
픽플리 관계자는 “라면 업계가 성공하려면 기본 맛은 지키면서도 세대별 니즈를 반영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라면 시장에서 ‘변하지 않는 맛’과 ‘적절한 변화’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